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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Movie

[책]여행의 이유-김영하

by 올망이 2020. 4. 12.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에 출연했었던 김영하 작가님. 그 방송을 한번도 본 적은 없었지만 몇권의 책으로 호감을 가지고 있게 되었다. 몇달전 김영하작가님이 우리 회사에 강의를 하러 오신다길래 연수가 끝나면 꼭 책에 싸인 받아둬야지 했는데 코로나때문에 행사가 취소되어서 굉장히 속상했던 기억이 있다.

 

이 책은 단순히 여행무용담같은게 아니기때문에 그런걸 생각하고 책을 구매했던 나는 조금 당황했었다.

하지만 여행에관한, 제목 그대로 여행의 이유를 찾아주는 내용이기 때문에 여행을 좋아하는 나도 내 여행의이유를 다시 생각해볼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기대와는 다른 현실에 실망하고, 대신 생각지도 않던 어떤 것을 얻고, 그로 인해 인생의 행로가 미묘하게 달라지고, 한참의 세월이 지나 오래전에 겪은 멀미의 기억과 과장을 떠올리고, 그러다 문득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알게되는 것.생각해보면 나에게 여행은 언제나 그런 것이었다.

--- p.51

 

내가 여행을 정말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불안, 우리의 현재를 위협하는 이 어두운 두 그림자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 p.109

 

이 두 구절을 읽으며 정말 공감이 많이 되었다.평소 우리는 단순히 놀러가고싶은 마음뿐이 아니라 현실도피를 위해 여행을 가고싶어하는 마음이 크다고 생각이 들었다.

 

재작년 겨울, 직장도 안나가고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던 나에게 제일친한 언니가 계획을 다 짤테니 넌 몸만 오라고 해서 후쿠오카에 다녀온적이 있었다. 

원래 계획을 철저하게 짜서 틀어지면 굉장히 스트레스 받는 성격이었기 때문에 남에게 계획을 맡기고 해외까지 간다는게 굉장히 불안하기도 했지만 조금의 기분전환이 너무 간절했기 때문에 정말 옷만 챙겨서 출발 했던적이 있다.

사실 도착해서도 딱히 계획이 있는게 아니었던 언니는 나를 극기훈련 수준으로 끌고다녔고 (ㅋㅋㅋ) 나는 생각보다 소문보다 대단하지 않은 후쿠오카를 걸으며 계획없는 여행이 이렇게 마음편한거구나 생각을 했다.

여행이 끝나고 돌아와서 제일 기억에 남았던점은 후쿠오카 타워에서 멋진 야경을본것도 아니고, 캐널시티에서 거품눈을 맞았을때도 아니고 언니와 밤이 가는게 아쉬워 나하 거리를 걷고 또 걸으면서 많은 얘기를 나눴을때였다.

 

여행의이유를 읽으며 내 여행들을 다시금 꺼내볼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끝나면 또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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