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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Movie

[책]바깥은 여름-김애란

by 올망이 2020. 5. 10.

 

책 제목처럼 정말 바깥은 여름이 되었다.
몇 주 전까지만 해도 바람이 너무 차서 껴입고 또 그 위에 두꺼운 코트를 입었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 얇은 가디건 하나를 챙겨도 전혀 입지 않고 그대로 들고 오는 날이 많아졌다.
작년 여름에 읽었었던 김애란 작가님의 '바깥은 여름'을 다시 꺼내읽었다.
그때도 하도 유명해서 읽어야지 생각만 하다가 뒤늦게 읽었었는데 유명한 만큼 참 재밌다고 생각했었다.

 

 

'네가 네 얼굴을 본 시간보다 내가 네 얼굴을 본 시간이 길어...... 알고 있니?'
소설을 읽을 때는 이 부분에 참 공감을 했는데 나도 우리 집 강아지가 자고 있을 때 옆에 누워 한참을 바라보고는 했다.
그 작은 게 어떻게 살아 숨 쉬고, 움직이고, 짖고, 장기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너무 신기하고 숨 쉬는 것만 봐도 장하고 뭉클할 때가 많다.
작품 속 찬성이와 에반처럼 이별을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면 나는 절대 선택하지 못할 것 같다.
우리에게는 아직 먼, 한참 뒤의 얘기로만 남았으면 좋겠는 마음이다.

 

 

지가 좋아하지 않는 인간하고도 잘 지내는 게 어른.
나는 과연 어른일까?
좋아하지 않는 사람과도 잘 지내고 싶고 잘 지내야 한다는 마음은 굴뚝같지만 나도 모르게 방어하고 받아치게 된다.
나는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어린이인가 보다.

 

 

'긴 시간이 지난 뒤, 자식에게 애정을 베푸는 일 못지않게 거절과 상실의 경험을 주는 것도 중요한 의무란 걸 배웠다. 앞으로 아이가 맞이할 세상은 이곳과 비교도 안 되게 냉혹할 테니까. 이 세계가 그 차가움을 견디려 누군가를 뜨겁게 미워하는 방식을 택하는 곳이 되리라는 것 역시 아직 알지 못할 테니까.'
나는 이 부분에서 아차 싶었는데 부모님에게 나름 사랑은 잔뜩 받으며 자랐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거절과 상실의 경험을 배우지 못했다.
어릴 때부터 딸이 안쓰러운 부모님은 원하는 것은 최대한 해주시려고 노력했고,(그렇다고 내가 오냐오냐 자랐다든지 많은 걸 바라며 자라지는 않았지만) 그 결과 다 큰 어른이 된 나는 아직도 거절과 상실이 무섭다.
내 경우에는 부모님이 그걸 경험시켜줘야 한다고 생각 자체를 아예 못했다.
이 책을 통해서 그래야 한다는 걸 느꼈고, 나중에 만약 자식을 낳게 된다면 참고해서 훈육하고 싶다.

 

 

몇 년 전 유행하던 책이지만 다시 읽어도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단편으로 돼있어서 한편씩 한편씩 읽어도 되고, 그렇게 안 해도 금방 읽을 수 있는 책이니 한 번쯤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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